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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사순 제2주간 수요일 - 무엇을 청할 것인가?

maria4759 2015. 3. 5. 09:16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사순 제2주간 수요일

 

-마태오 20장 17-28절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무엇을 청할 것인가?

 

 

 

이런 경우를 한번 가정해볼 수 있겠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몸이 시름시름 아파 진단을 받았더니, 결과는 청천벽력,

이미 병이 진행될 때 까지 진행되어, 의사 왈,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것입니다.

 

남아있는 가족들 생각하며 큰 충격과 근심에 사로잡혀 집에 오니,

그런 아버지의 내막도 모른 채 부인은 다른 날보다 더 바가지를 심하게 긁습니다.

 

큰 아들은 지난번 시작하자마자 말아먹은 사업 정리도 끝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일 시작하게 자금을 청하고 있습니다.

철없는 둘째 아들은 지금 차도 멀쩡한데 외제차로 바꿔달라고 떼를 쓰고 있습니다.

 

자신은 얼마 있지 않으면 떠나가야 할 시한부 인생인데, 그게 너무 억울해 죽겠는데,

누군가에게 하소연하지도 못하고 가슴이 답답해 미치겠는데,

그런 자신의 속마음은 눈꼽만큼도 몰라주고 엉뚱한 청을 해대는 가족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심정이 어떠하겠습니까?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두 제자-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그의 어머니가 그랬습니다.

예수님 앞에는 이제 생각만 해도 살 떨리는 수난의 길이 남아있습니다.

 

너무나 끔찍한 길이기에,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예수님이셨지만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길이었기에, 그 길만이 인류 모두를 위한 길이었기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올라가는 예루살렘 길이었는데,

그 길에서 두 제자가 청하는 것을 보십시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가만히 따져보니 위 부탁은 공공연하고 명백한 인사 청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불공정 행위이자 불법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무개념하고 한심한 가족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그들의 모습에 또 다른 열 제자가 분개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 제자들, 아직도 제대로 영적 눈을 뜨지 못한 제자들,

십자가의 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제자들을 바라보는 예수님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 생각해봅니다.

 

엉뚱한 것을 청하고 있는 두 제자들을 바라보며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 무엇을 청할 것인가, 한번 생각해봅니다.

신앙생활을 통해, 교회 공동체 생활을 통해 무엇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묵상해봅니다.

 

 

친절하게도 예수님께서는 명확하게 정답을 가르쳐주시는군요.

섬김과 봉사입니다.

겸손과 예수님 십자가 길에로의 동참입니다.

 

이왕 청할 것이라면 지극히 작고 세세한 것이 아니라

큰 것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잠시 우리 손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갈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보다 영속적인 것,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출처 : 가톨릭 사랑방
      글쓴이 : 수풀孝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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