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루카 1장 26-38절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내 안에 잉태되신 예수님
7백 년 전 인물이었지만, 신비스럽고 출중한 영성적 메시지로 인해
오랜 세월 동안 연구되고 있는 대영성가가 있습니다.
독일 태생으로 도미니코 수도회 회원이었던 마이스터 에카르트입니다.
그는 수많은 구도자들에게 가르치는 스승이 아니라
인생의 스승, 삶의 스승으로 존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가 추구했던 최상의 덕행이자 최선의 덕행은
‘버리고 떠나있기’였습니다.
이 세상 모든 피조물들로부터의 지속적인 떠남과 버림을 통해
한 인간 안에는 오직 하느님만으로 가득 차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이 ‘버리고 떠나 있기'를 통해 순수성에 이르게 되고,
이 순수성으로부터 단순성에 이르게 되며,
이 단순성으로부터 불변성에로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이스터 에카르트의 다음 말씀은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마리아에게서처럼 우리 각자 안에서도 아기 예수의 잉태와 탄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예수를 낳지 못한다면
마리아가 그때 거기에서 예수를 낳았다는 사실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늘 새롭게 태어나셔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여기 이 자리에서 매일 아기 예수의 탄생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우리는 버리고 떠나있기 연습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래서 철저하게도 빈 그릇으로 존재할 때 그 빈 그릇은 충만한 하느님의 현존으로
가득 채워질 것입니다.
자신의 영혼 속에서 ‘하느님의 탄생’을 이루어 낼 때,
비로소 한 인간은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큰 기쁨과 영광을 원한다면
반드시 먼저 우리 안에서 모든 피조물들을 비워내어야만 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잉태하는 일은
세상의 가치관과 문화에 도전하는 어려운 일이 분명합니다.
그 옛날 나자렛의 마리아가 그랬듯이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다가오는 천사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내 안에 잉태한다는 것은 마리아가 그랬듯이
안락한 삶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를 내 안에 잉태한다는 것은 마리아가 그랬듯이
본능과 이기심, 자기중심적 삶을 철저하게도 배제시키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리스도를 내 안에 잉태한다는 것은
안개 자욱한 낯선 길을 떠나겠다는 결심입니다.
그리스도를 내 안에 잉태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과 멸시를 꿋꿋이 견뎌내겠다는 각오입니다.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잉태하고 낳아 기르겠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지는 과제이자
세례를 통해 받은 책무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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