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2016,7,18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 고통과 실패는 너무나 당연한 것

maria4759 2016. 7. 18. 04:09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고통과 실패는 너무나 당연한 것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살아가는 것은 다 비슷한 가 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그토록 많은 표징과 기적을 백성들에게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더 강도 높은 표징, 더 대단한 기적을 끝도 없이 요구했습니다.

“스승님, 스승님이 일으키시는 표징을 보고 싶습니다.”(마태오 복음 12장 38절)

아이러니하게도 특별한 표징만을 찾는 이러한 현상은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부끄럽게도 우리 한국 교회 안에도, 내 안에도 뭔가 특별한 것,

뭔가 대단한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남아 있습니다.


가슴 아픈 사회 현실은 외면한 채 고상함과 경건함, 신비함과 달콤함만을 추구하는

‘값싼 신앙’의 천박한 그림자가 남아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대한 ‘종합건강진단’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 인류 구원 사업의 정점인 골고타 언덕으로 올라가는 고통스런 여정은 생략하고 싶습니다.

그저 현세의 지속적인 축복과 나와 내 가족만의 안녕만을 갈구하는

미성숙한 신앙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교회 역사를 살펴보면 수시로 거짓예언자들이 등장하여 백성들을 현혹시키곤 했습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바가 있었습니다.

이성적 판단이 전제된 절도 있는 신앙, 진지한 자기성찰이 수반된 교리,

부조리하고 참혹한 이 세상의 현실에 대한 직면보다는

다양한 감언이설로 백성들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현세에서의 무병장수와 만사형통을 부르짖었고 너무나도 쉽게 천국을 보장했습니다.

그 거짓예언자들은 가난한 백성들의 고통 앞에는 눈 한번 꿈쩍하지 않았지만

부자들의 비유를 맞추는 데는 도사였습니다.

요즘도 그릇된 종교지도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르침은 대체로 기본 상식이나 통상적인 사고를 벗어나 황당무계합니다.

때로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어놓고 터무니없는 고액의 봉헌을 요구하는가 하면 물건을 강매합니다.


그들이 주로 애용하는 성경구절은 무시무시한 종말과 관련된 구절입니다.

거짓 예언자들이니 조심하여야 합니다.

누가 참된 목자인지 누가 삯꾼인지 구분하는 식별력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참된 예언자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불림을 받은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메시지를 백성에게 전달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가장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관심사는 하느님 뜻의 추구였습니다.

그들은 늘 ‘지금 이 순간 하느님께서 내게 바라시는 바가 무엇인가?’를 고민했습니다.

물론 참된 목자들은 백성들에게 한없이 크신 아버지의 자비를 보여주었습니다.

백성들의 아픈 상처를 오래도록 어루만져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때로 사랑하는 백성들을 위해 회초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의 죄와 타락을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백성들의 위선과 이중적인 생활, 고통 받는 이웃 앞의 무감각과 무관심을 신랄하게 지적했습니다.

이 시대 착한 목자들이 가르치는 정통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우리 모두 결핍투성이의 인간이기에 이 세상에서의 갖은 고통과 실패,

방황과 우여곡절을 겪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가르칩니다.


모든 십자가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 십자가 기꺼이 지고 한걸음씩 성덕의 길로 나아가자고 초대합니다.

죄인이어도 괜찮습니다.

하느님 자비가 더욱 크시니 용기를 내라고 격려합니다.

그 옛날 예수님 시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 시대 많은 사람들 역시

뭔가 특별한 표징, 뭔가 대단한 기적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그들을 향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나를 한번 바라보십시오.

끝도 없이 반복되는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환히 웃고 지내는 내 삶이 곧 표징입니다.


우리 공동체를 바라보십시오.

부족한 죄인들의 집합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의지하고 신뢰하며

희망하는 우리 공동체야말로 기적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출처 : 가톨릭 사랑방
      글쓴이 : 수풀孝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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