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2018,1,19 연중 제2주간 금요일 - 사울과 다윗

maria4759 2018. 1. 20. 00:21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2주간 금요일

독서 : 사무엘기 상권 24,3-21


사울과 다윗


사울 왕이 자신에게 저지르는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그 악을 더 큰 선으로 덮으려는 다윗의 모습을 잘 그려낸 사무엘기는,

언제 읽어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선왕(先王)에 대한 신하로서의 예우와 배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반면 사울 왕은 언제나 다윗이란 인물에 대한 큰 열등감과 자격지심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다윗과 관련된 것이라면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이 아니라 다윗에게 쏠리는 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조울 증세가 심한 불안정한 정신 상태의 소유자였습니다.


사울 왕이 그렇게 되기 까지 일정 부분, 다윗의 책임도 없지 않았습니다.

신하로서 어느 정도 적당히 해야 했었는데, 워낙 다방면에 걸쳐 특출했습니다.

늙고 힘없는 사울 왕에 비해, 다윗은 젊고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습니다.

자연스레 백성들의 시선은 사울 왕에게로가 아니라 다윗에게로 일제히 쏠렸습니다.

필리스티아 장군을 돌맹이 하나로 가뿐히 물리치고 돌아오는 다윗을 향해,

이스라엘 성읍의 여인들은 손북을 치고 환성을 올리며,

악기에 맞추어 춤까지 추면서 이런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사무엘기 상권 18장 7절)

안그래도 큰 애정결핍을 지니고 있었던 ‘질투의 화신’ 사울 왕이

그런 꼴을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밤새 잠못 이루고 끙끙대면서 잘 나가고 있는 다윗의 모습 앞에 속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를 처지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다윗 입장에서는 너무도 억울하기 짝이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절친 요나탄의 아버지이기도 한데다가, 기름 부음을 받은 이스라엘 왕에 대한 신하로서

목숨까지 바칠 정도로 충성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사울 왕은 칭찬은 커녕, 언제나 살기등등한 시선을 보내면서,

호시탐탐 자신을 제거하려고 기회를 엿봤습니다.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습니다.

한번은 다윗이 얼마나 속상했던지 사울 앞에 대놓고 외쳤습니다.

“임금님께서는 누구 뒤를 쫒아 다니십니까? 죽은 개 한 마리입니까?

아니면 벼룩 한 마리입니까?

주님께서 재판관이 되시어 저와 임금님 사이를 판가름하셨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저의 송사를 살피시고 판결하시어, 저를 임금님의 손에서 건져 주시기 바랍니다.”

(사무엘기 상권 24장 15~16절)


절절한 다윗의 하소연 앞에 마침내 사울이 울음을 터트리면서 자신의 악행을 뉘우치기 시작합니다.


“네가 나보다 의로운 사람이다. 내가 너를 나쁘게 대하였는데도,

너는 나를 좋게 대하였으니 말이다.

주님꼐서 나를 네 손에 넘겨주셨는데도 너는 나를 죽이지 않았으니,

네가 얼마나 나에게 잘해 주었는지 오늘 보여준 것이다.

이제야 나는 너야말로 반드시 임금이 될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 왕국은 너의 손에서 일어설 것이다.”

(사무엘기 상권 24장 18~19절, 21절)

오늘 우리도 자주 다윗과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최선을 다해 존중하고 배려했는데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악담이요 저주입니다.


때로 너무 억울해서 그간 쌓아온 모든 관계를 싹 다 청산하고 싶습니다.

내게 행한 악을 악으로 되갚아주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때 마다 사울왕과 다윗의 관계를 떠올려봐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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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가톨릭 사랑방
      글쓴이 : 수풀孝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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