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2018,2,25 사순 제2주일 - 산 밑으로 내려가십시오!

maria4759 2018. 2. 25. 03:0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사순 제2주일

마르코 9,2-10


산 밑으로 내려가십시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들 가운데 핵심 제자단,

아이들 표현대로 넘버 원(베드로)과 넘버 투(요한), 그리고 남버 쓰리(야고보)만 데리고

타볼산에 오르셨는데, 거기서 제자들은 기상천외한 장면을 목격합니다.

갑자기 예수님 옷의 빛깔이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마르코 복음 사가에 따르면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빛났습니다.


과거에는 마전장이라는 직업이 있었던가 봅니다.

옷을 빨고 또 빨고, 두드리고 또 두드려, 완전 하얗게 탈색해주는 그런 일을 하던 사람들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거룩하게 변모된 예수님 앞으로 엘리야와 모세가 나타나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도 겁에 질린 제자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던가 봅니다.

그 순간에 또 베드로 사도의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조용히 지켜보면 좋았을텐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듭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씀드립니다.

“스승님, 초막 셋을 지을테니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베드로 사도는 그 순간이 두렵기도 했지만, 동시에 너무나 황홀했던가봅니다.

예수님의 얼굴과 의복은 해처럼 빛나지,

이스라엘의 위대한 영도자였던 모세와 엘리야까지 나타났지,

잠시 천국을 체험했던가 봅니다.


그래서 산밑 복잡한 인간 세상 보다는 거룩하고 깨끗한 이 곳, 타볼산 정상,

천국 같은 곳에서 영원히 머물고 싶었던가 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베드로의 청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거룩함을 맛보았으니, 그 거룩함을 지니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라고 요청하십니다.

“베드로, 그대는 산 위에서 머물기를 갈망하지만 내려가십시오.

내려가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형편이 좋든지 나쁘든지 꿋꿋하십시오.

인내와 온갖 가르침으로 꾸짖고 권고하고 격려하십시오.

일하고 열심히 수고하며 고통과 형별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리하면 착한 행실의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말미암아

사랑 안에서 주님의 빛나는 옷이 상징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베드로, 타볼산에서의 행복은 죽은 다음에나 그대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지금은 주님께서 그대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 아래로 내려가서, 고생하고, 섬기고, 멸시받다가 십자가에 못박히시오.’”

“주님의 변모에 대한 놀라운 체험 말미에, 제자들은 주님과의 만남으로

변모된 눈과 마음을 가지고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우리 또한 완수할 수 있는 여정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향해 산에서 내려오도록 촉구하십니다.

그리스도의 현존과 그분 말씀의 열정으로 변모된 우리는

모든 우리의 형제들을 위해, 특히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고독 속에 지내고 버려진 이들을 위해,

병자들을 위해, 세상 각지에서 불의와 횡포와 폭력에 유린당한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하느님의 생생한 사랑의 구체적인 표지가 될 것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님)

타볼산 위에서 들려온 하느님의 음성을 기억합시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세상의 유혹, 세상의 논리, 세상의 가치에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매일 우리에게 던지시는 말씀을 경청하도록 노력합시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출처 : 가톨릭 사랑방
      글쓴이 : 수풀孝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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