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2014. 4. 21. 월)(마태 28,8-15)
<갈릴래아로 가라.>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1) 갈릴래아로 가라는 지시를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 활동을 처음 시작하신 곳으로 가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석한다면, 갈릴래아에서 예수님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씀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복음을 선포하다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이
같은 분이라는 것을 믿어야 예수님을 참으로 만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이 말은 예수님이 하느님이신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사람이신 예수님이 나중에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가 되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사람으로 오셨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수난 전에도 예수님을 믿긴 했지만,
그때는 아직 예수님을 잘 몰랐던 때이고,
부활 후에야 비로소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고,
제대로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 속에서
그 전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일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복음서' 라는 책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과 승천을 모두 본 다음에 기록한 책입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보고 들은 것을 현장에서 기록한 책이 아닙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뒤의 믿음 속에서,
또 하느님이신 그리스도이신 분에 대한 믿음 속에서 복음서를 기록했습니다.
그것이 잘 나타나 있는 것이 요한복음서입니다.
요한복음서는 '예수님은 하느님이신 분'이라는 선포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2) 갈릴래아로 가라는 지시를
이방인들에게로(모든 민족에게로) 가서 복음을 선포하라는 지시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석한다면, 갈릴래아에서 예수님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씀은,
그곳에서 제자들이 온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사로 임명받을 것이라는 뜻이 됩니다(마태 28,19-20).
또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활동하는 제자들과 언제나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제자들이 복음 선포 활동 속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복음 말씀 안에서, 또 복음 선포 활동 안에서
언제나 제자들과 함께 살아 계시는 분입니다.
이것은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적인 표현입니다.
3) 학자들 가운데에는 갈릴래아로 가라는 지시를
"가난한 사람들에게로 가라."(또는 "낮은 곳으로 가라.") 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석한다면, 갈릴래아에서 예수님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씀은
"사랑 속에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라는 뜻이 됩니다.
이 말도 역시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적인 표현입니다.
믿음도 중요하고 사랑도 중요합니다.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믿음은 사랑과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부활에 대한 믿음은 믿음으로 그치면 안 됩니다.
사랑으로 이어져야 그 믿음이 완성됩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 바로 나" 라고 하셨으니(마태 25,40)
예수님을 만나려면 가난하고 낮은 사람들에게로 가야 합니다.
이 말은 자기 자신을 그렇게 낮춰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떻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려면,
그리고 갈릴래아로 가려면 무덤을 떠나야 합니다.
예외적으로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다가 예수님을 만났는데(요한 20,14),
그래도 그때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에게
"제자들에게 가서 내 말을 전하여라." 라고 지시하셨습니다(요한 20,17).
무덤을 떠나라고 하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무덤을 버리고 떠나셨습니다.
여자들은 슬퍼하면서 무덤으로 갔다가 믿음 속에서 무덤을 떠났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울면서 무덤에 남아 있었지만 믿음 속에서 떠났습니다.)
이제 우리의 신앙도 믿음 속에서 무덤을 떠나는 신앙이 되어야 합니다.
옛날에 있었던 일을 기념하기만 하는 것은 신앙이 아닙니다.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믿고 희망하는 신앙이 되어야 합니다.
무덤을 떠나야 한다는 말은
지금 우리의 '삶'을 무덤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부활을 믿지 않고 희망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의 인생은 당연히 무덤에서 끝나겠지만,
믿음과 희망이 없는 삶 자체가 무덤입니다.
믿고 희망한다고 해도 사랑이 없다면, 그 삶도 무덤입니다.
('사랑 없는 삶'이 왜 무덤인지는 길게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은 무덤입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말씀은
옛날에 그분이 '하셨던' 말씀이 아니라, 지금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갈릴래아로 가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하시는 말씀이 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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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프고 슬픈 부활절입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간절하게 기도합니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부활절을 지냈지만 다시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성금요일입니다.
언제 십자가의 길이 끝나게 될지...
지금 울고 있는 이들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다시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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