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오늘을 살 때 (2)
- 떼제공동체의 로제 수사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령에게
자신을 맡기는 사람은
스스로의 발전이나 퇴보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비좁은 골목을 걷는 사람처럼
그는 자기가 지나 온 길 위에
무엇이 있었는지 잊어 버린 채
앞으로만 나아간다.
그는 자기가 걷는 길 위에서
일어나는 대수롭지 않은 변화를
하나하나 점검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가 모르는 사이에
씨에서 싹이 트고
밤낮으로 자라난다.
그리스도인의 '고행'은
자신의 금욕 의지나 윤리적 절제에
바탕을 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고행 그 자체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사랑에 대한 겸손한 응답이다.
시간을 정해서 기도를 바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하느님께서 그것을 의무로 정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그분께 대한 사랑의 표시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결코 우리 마음을
강제로 움직이지 않으신다.
스스로에게 어떤 희생을 부과해야 하나
걱정할 필요가 조금도 없다.
매순간 요구되는 일을
단순한 마음으로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자신 앞에 놓인 길을
평화롭게 걸어가기보다
몇몇 이상주의적 요청들에
마음이 더 끌리는 때도
가끔 있다.
- 그대의 사막에서 꽃이 피고,
'님의 사랑은 불이어라' 중에서
가톨릭 사랑방 cafe.daum.net/catholic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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