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 밀당의 귀재, 예수님

maria4759 2015. 11. 13. 02:28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루카 17.26-37


밀당의 귀재, 예수님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수님은 참으로 ‘밀당’의 귀재였습니다.

때로 세상에 그런 따뜻한 위로의 말이 다시 또 없습니다.

그 감미로운 위로의 말 한 마디에 모든 것 포기하고 죽어가던 사람을 되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닙니다.

때로 죽었다 깨어나도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

아무리 말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들을 향한 경고성 발언은

얼마나 날카로운지 가슴이 섬뜩할 지경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루카 복음17장 34~36절)

사람의 아들이 강림하는 그 날은 그분께서 하늘의 은신처를 떠나서

자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출발점입니다.

그날은 약속에 따라 최후의 심판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우리 모든 인류는 하느님께서 주재하시는 법정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법정은 어떤 사람에게는 포상과 기쁨의 법정이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징벌과 두려움의 법정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야속하게도 그 법정이 언제 벌어질지 알려주시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인간은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인간들은 크게 두 부류로 갈리게 됩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지혜롭고 생각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선인들입니다.

구세주의 재림을, 다시 말해서 인류의 마지막 날을 미리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날을 생각하며 지상에서 열심히 봉사하면서 겸손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두 번 때 부류의 사람들, 참으로 불행합니다.

그들은 그날이 결코 오지 않으려니 하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저 흥청망청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사람들,

그들에게는 그날이 번갯불처럼 순식간에 들이닥칠 것입니다.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그날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재림하시는 예수님으로부터 크게 한방 얻어맞을 것입니다.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루카 복음 17장 31절)

그날은 정말이지 순식간에 다가올 것입니다.

그날 우리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빨리 사라질 것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죽기 살기로 쌓아올린 명예와 재산, 한평생 추구했던 자리와 학벌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 마지막 날 우리 앞에 남게 될 것은 그간 우리가 쌓아왔던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작은 선행, 따뜻한 마음뿐입니다.

언젠가 북쪽 밤바다에 서 있다가 강렬한 군용 서치라이트 불빛이 제게 다가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들고 있던 작은 랜턴의 불빛은 순식간에 의미를 상실해버리더군요.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인류 최후의 날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인간에게 가까이 다가오시는 용광로처럼 뜨거운 하느님 사랑의 불꽃 앞에

우리 인간의 나약함이나 죄, 불성실함이 눈 녹듯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날 우리 인간에게 거의 전부라고 여겨졌던 현세적 만족, 말초적 쾌락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복락 앞에 즉시 시들시들 말라버릴 것입니다.


그날 항구하고 유일한 가치와 의미로 남게 될 것은

오직 오시는 주님뿐일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출처 : 가톨릭 사랑방
      글쓴이 : 수풀孝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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