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눈을 뜨면

maria4759 2016. 1. 17. 04:48

긴 통증으로

밤낮이 바뀐 세월

 

늦은 아침에

눈을 뜨면 눈이 뻑뻑하고

빛번짐으로 앓는 소리

 

늘 떠나잖은 고통은

냄새맡는 감각이 민감해지고 면역력도 없어져서

사람이 보통 맡는 냄새도 강하게 느껴져서

호흡하기 힘겨워하고

 

머리에 덕지덕지 붙은 상처딱지는

벌써 몇 해 째

따끔따끔 거려서

에이는 듯 쿡쿡찌르는 듯 한 아픔

 

그 아픔을 아시겠습니까

 

너무나 많이 아플 때는

그 분이 쓰신 가시관의 아픔이

느껴지지도 뵈이지도 않습니다

 

숨고르기 힘겨워 헉헉거리며

몰아 쉬 때에도

그분이 피 흘리신 고통과 지극한 성심의 사랑이

느껴지지도 뵈이지도 않습니다

 

한 생명을 이렇듯 인정하고 사랑하고 있는데

그 분이 저희에 대해서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신 것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그분은 바로 제 옆에서 친근히 웃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사실은

기적같은 체험의 느낌은 아닙니다

 

그러나

깊은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