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주님 은총의 빛 속에 머물기 위해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한 채, 두고두고 미워하며, 마음 가득 분노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과 신앙생활에 얼마나 큰 독이 되는 것인지를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을 만나 새 삶을 시작하기 전,
일곱 마리 마귀가 들렸던 여인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제 체험상 그 일곱은 아마도 그녀가 용서하지 못하고 있던 일곱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저도 한때 일곱까지는 아니었지만, 제 안에 동시다발적으로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 몇명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제 삶은 참으로 피폐해지더군요.
그들이 제 내면에 우르르 자리 잡고 있다보니, 제 삶이 제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제 인생을 움켜쥐고 좌지우지하다보니, 기도나 영적생활, 충만한 삶이나 내적인 평화는
아예 기대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화사한 봄이 오고, 해가 중천까지 떠서 환한 낮이 와도, 제 인생은 언제나
깜깜한 어둠 속이었습니다.
그렇게 분노와 미움, 우울과 어둠이 제 삶을 휩쓸다보니
정신적 건강도, 육체적 건강도 점점 잃게 되었습니다.
주님 은총의 빛 속에 지속적으로 머물기 위해, 다시 말해서 성령안에 머물기 위해,
가장 중요한 노력은 마음을 비우는 작업입니다.
내면을 정리하는 작업입니다.
결국 힘겹지만 내 안 깊숙이 도사리고 있는 악의 세력들을 몰아내는 작업입니다.
더 이상 미워하지 않는 일, 다시 말해서 용서하는 일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저지른 어처구니 없는 과오-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와의 국민적 합의나
피해당사자들의 동의없는 정부 측의 일방적이고 굴욕적 합의-에 대한
현 정부의 성찰과 재고 작업에 크게 환영합니다.
진정한 용서를 위해서는 일련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개인을 뛰어넘어, 국가나 민족 차원의 것이라면 더 중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독일의 거듭된 진정성 있는 사죄는 일본 지도자들이 반드시 눈여겨볼 일입니다.
지난 한일 역사 안에 굴욕적이고 치욕적인 순간에는, 언제나 정신나간 지도자들이 있었고,
친일 세력이 있었고, 그 잘난 돈 몇푼이 있었습니다.
사실 독재자는 유한합니다.
배상금이라는 것도 잠시뿐, 즉시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와 국민은 영원합니다.
참담한 슬픔은 오래갑니다.
중차대한 범국가적, 범국민적 사안에 대한 졸속 협상과 합의는 무효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전 세계 앞에 공식적, 공개적 사과가 우선입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는 저 거대한 악의 세력,
그리고 동족이면서도 그런 세력에 빌붙어 살아가는 불쌍한 끄나풀들의 회개를 기원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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