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연중 제3주간 화요일 - 봉황의 큰 뜻

maria4759 2018. 1. 23. 04:41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3주간 화요일


-마르코 3장 31-35절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봉황의 큰 뜻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쉽지만 나자렛이라는 작은 둥지를 떠나

보다 큰 세상으로 나아가십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보다 큰 사랑, 보다 보편적인 사랑을 선택하시기 위해

안타깝지만 작은 가족을 뒤로 하십니다.

‘봉황의 큰 뜻’을 잘 파악하지 못했던 당시 주변 사람들은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는 예수님의 말씀에

속상해하기도 하고, 예의도 뭣도 없다고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작은 물줄기를 버리고 보다 큰 강, 보다 큰 바다로 나아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우리 곁을 떠나가신 선우경식 요셉 원장님의 생애가 떠올랐습니다.


아직도 제 사무실 냉장고 문에는 요셉 원장님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편안하게 웃고 계십니다.

살아생전 요셉 원장님의 마음 씀씀이는 참으로 관대하셨습니다.

그분은 당장 눈앞의 일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이 맡고 계셨던 요셉의원에만 집착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교회 내 여러 본당 공동체들, 사회복지기관들, 의료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서로 소통하기를 기대하셨고, 활발한 나눔이 오가기를 원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가 운영하는 사회복지 시설의 수효가 엄청난데,

그 안에도 엄연히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요셉원장님은 그것을 잘 파악하고 계셨고 어떻게 해서라도 어려운 시설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노력하셨습니다.


그분 역시 보다 많은 노숙인 가족들의 후견인이 되기 위해 작은 가족을 포기하셨습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가(出家)하지 않으시고

한 평생 어머니 마리아와 친척들만 챙기셨다면 인류구원사업은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만일 예수님께서 세상의 수많은 다른 지역들은 나 몰라라 하시고

오직 나자렛 고을에만 신경을 쓰셨다면, 그래서 나자렛 도로포장만 신경 쓰셨고,

나자렛에만 많은 기업을 유치하셨다면, 보편적 인류애를 어떻게 실천하실 수 있었겠습니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기 위한 예수님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는 말씀은 한편으로 가슴 찢어지는 말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당신의 구원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반드시 하셨어야 될 말씀이었습니다.

‘가톨릭’이란 단어에는 ‘보편적인’ ‘광대한’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스승 예수님의 모범에 따라

부단히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야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지역이기주의, 공동체 이기주의 척결의 첨병이 되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가톨릭은 교회의 큰 형님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더 큰마음으로 분열되어 나간 형제들과의 소통을

시도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큰 형님답게 먼저 용서하고 먼저 화해를 시도하여

서로 일치하는데 앞장서야 할 사람들입니다.

끝도 없는 치유와 수많은 기적으로 ‘잘 나가시던’ 예수님을 보고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곳에 머물러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그들의 손을 내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옆 고을, 그리고 그 옆 고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 사람들도 구원해야 한다.”

대자유인이 되기 위해서 모든 소유를 버린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인류 모두를 구원하시기 위해 모든 속세의 인연을 과감하게 끊어버린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은 태양 같으신 분입니다.

태양은 우리나라에만 뜨지 않습니다.

저 멀리 아프리카에도, 남미대륙에도, 히말라야 오지에도 골고루 뜨지 않습니까?


뿐만 아닙니다.

태양은 선인에게만 뜨지 않습니다.

악인의 머리 위에도 어김없이 태양은 떠오릅니다.


사형수의 머리위에도, 그 돈이 어떤 돈인데, 그 돈을 떼먹고 도망간 그 사람 머리 위에도

태양은 떠오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출처 : 가톨릭 사랑방
      글쓴이 : 수풀孝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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