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연중 제33주일 - 하루 하루를 꽃밭으로

maria4759 2018. 11. 19. 03:30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제1독서 : 다니엘 12,1-3

제2독서 : 히브리서 10,11-14.18

복 음 : 마르코 13,24-32


하루 하루를 꽃밭으로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ㆍ데이비드 케슬러 공저, 도서출판 이레)이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엘리자베스와 그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는

죽음 직전의 사람들 수백명을 인터뷰했습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남긴 유언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살아있음을 가장 큰 축복으로 여겨라, 하루하루를 꽃밭으로 장식하라,

매일 매일을 충만한 기쁨으로 엮어가라'였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삶을 그렇게 심각하게 살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천국을 향한 순례자들이며,

잠시 지나가는 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끽하기 위해 여기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우리의 눈이 찬란하지 않다면, 어떻게 이 아름다운 세상을 반영할 수 있겠냐면서

이렇게 외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십시오."

"삶에서 가장 큰 상실은 죽음이 아닙니다.

가장 큰 상실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우리 안에서 어떤 것이 죽어버리는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십시오."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자신에게 다가온 죽음을 바라보던 엘리자베스는

이렇게 말했을까요.

"나는 은하수로 춤추러 갈 거예요. 그곳에서 노래하며 춤추며 놀거예요."

 

2004년 8월, 78살 나이로 별세한 저자 엘리자베스의 장례식 때 일입니다.

두 자녀가 그의 관 앞에서 작은 상자를 열었습니다.

상자 안에서는 한 마리의 호랑나비가 날아올랐습니다.

동시에 조문객들이 미리 받은 종이봉투에서도 수많은 나비들이 일제히 날개를 펄럭이며

파란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위령성월에 걸맞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종말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 날과 그 시간'에 펼쳐질 광경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시는 한편,

그 날과 그 시간은 언제 올지 모르니 항상 깨어 준비하라고 당부하십니다.

 

우리의 마지막 날, 우리의 죽음이 어쩌면 한 개인의 종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을 잘 준비한 우리에게 있어

임종의 순간은 두려움의 순간이 아니라 축복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 순간 우리 영혼은 갓 허물을 벗은 한마리 어여쁜 나비가 되어

자비로운 하느님 품으로 훨훨 날아오르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그렇게 두려워하는 죽음은 다름 아닌 영원한 아버지의 집으로 건너가는

생명의 다리입니다.

그 순간은 우리의 인간적 나약함과 그로 인해 빚어졌던 그 숱한 과오들,

그 많은 죄악들이 주님 사랑 안에 말끔히 씻어지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방황도, 더 이상 고통도, 더 이상 눈물도 없게 되는 그 순간,

갖은 속박에서 훌훌 털고 일어선 우리는 꿈에 그리던 대 자유를 얻어

영원한 아버지 나라로 훨훨 날아가게 될 것입니다.

 

요즘 며느님들이 시어머님들께 주로 많이 한다는 거짓말 '베스트 5'가 있더군요.

5위: "저도 어머님 같은 시어머니가 될래요."

4위: "전화 드렸는데 안 계시더라구요."

3위: "어머님이 한 음식이 제일 맛있어요."

2위: "용돈 적게 드려 항상 죄송해요."

1위: "어머님, 벌써 가시게요? 한 며칠 더 계시다 가세요."

 

반면에 시어머님들은 이런 거짓말을 많이 하신답니다.

"내가 얼른 죽어야지!"

 

말은 그렇게들 하시지만 정말 두려운 것이 죽음입니다.

일생일대의 가장 큰 과제가 죽음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녕 견디기 힘든 고통이기에, 또한 가장 큰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기에

사람들은 기를 쓰고 죽음을 피해 다닙니다.

 

그러나 죽음처럼 공평한 것이 또 없습니다.

그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부자건 거지건, 최고 권력자건 서민이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찾아옵니다.

피하고 싶더라도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손님이 죽음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우리는 착각 속에 살아갑니다.

매일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잘 있어라'는 말 한마디도 남기지 못한 채

순식간에 이 세상을 떠나가지만,

그 죽음이 적어도 내게는 아직 멀었으려니,

내게는 해당되지 않으려니,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때로 죽음이 내가 매일 출입하는 문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음에도,

전혀 생각하지도, 준비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우리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 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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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가톨릭 사랑방
      글쓴이 : 수풀孝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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