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와 사도들과 함께 기도를
- 떼제공동체의 로제 수사
여러 해 동안 동유럽 여러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을
방문할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
한번은 이런 방문을 떠나기 직전에,
곧 만나게 될 사람들이 내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 왔다.
"우리는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시련 중에 있는 세상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
당신이 한 말씀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준비하시는 데 도움이 되도록
우리의 상황을 먼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신 직후
마리아와 사도들이 처한 상황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돌아가신 다음,
사도들은 당혹감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지요.
그러나 절망의 순간이 지나고
우리 역시 그들처럼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여 계신다'
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공포와 절망은 우리 뒤로 사라져 버리고
우리는 더 이상 완전히 헤매지는 않게 되었지요.
하지만 사도들처럼 우리의 능력엔
한계가 있답니다.
우리는 예수께서 당신 성령을 보내실 수 있도록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났다고 믿고 있습니다.
한편 이런 상황은 단지
교회의 새 봄을 준비하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예수께서 우리가 처한 상황에 내려 주시는
특별한 은총을 인식하고,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일러 주시는 대로
마리아와 사도들과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런 방법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다른 아무런 외적 행동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이것만은, 작은 공동체들 안에서
형제자매들과 더불어
마리아와 사도들과 함께
성령을 기다리며
희망 중에 기도하는 일만은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묵상하는 백성이 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에 우리에게 주어진
성소라고 봅니다."
- 화해의 어머니 마리아,
'님의 사랑은 불이어라' 중에서
가톨릭 사랑방 cafe.daum.net/catholics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