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 집으로 오는데
목련이 이제 막 필 준비를
하고 있길래 남편에게
작년처럼 사진 찍어야겠다며
몇 일 기다리기로 했다
오늘 아침 운동 다녀오면서
기쁜 마음으로 폰을 꺼내 들었는데
눈을 의심했다
목련이 내 키만한 작은 나무였는데
목련 봉오리가 천식에 좋다는 것 때문에 그 나무는 봉오리 하나
남기지 않고 누군가가 다 따버렸다
그야말로 겨울 가지처럼 앙상하다
자세히 보니
옆의 아름드리 목련나무도
키 닿는 곳의 꽃들은
하나도 없다
아무리 약이 된다고한들
그렇게 인정사정 없이
다 꺽어버리는 몰상식에
가슴이 아팠다
목련나무의 슬픔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까
두렵다
큰 나무에서 솎아내기하듯
몇 개 딴다고해서
티도 안나겠지만
그 나무의 꽃봉오리는
내가 서서 셀 수 있을 정도인데
가슴이 먹먹하다.
봄이 아프다
혼절해 누워버린
저 여린 목련을
누가 위로해줄까?
꽃바람일까?
꽃 지고 난 후
돋아나는 잎일까?
잎도 혼란스럽겠지
너무 불쌍하고 초라해보여
나무를 폰에 담지 못했다
은행 창의 시트지가 배경이 되어
찍었던 작년의 목련이다
자세히 보면 시트지 안에
자동차가 보인다
나쁜 사람들!
출처 : 그리움의 물꼬
글쓴이 : happysoon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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