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분 앞에서

maria4759 2014. 12. 9. 14:44

그분은 늘 빙그레 웃는 모습인 듯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야'

 

서슴없이

 

'그분 앞에 머무르고 싶어요'

 

'그럼 그렇케 해'

 

뛸 듯이 기뻐하며 한 주일에 한 번 다녀온다

처음에는 설레임으로 얼마만에 머무는 시간일까

 

아주 오래 전에 매일 그분 앞에서 한 시간 씩 머무르며

그래도 부족한 듯 문 닫힌 성당 정문 근처에 서성거리며

철 담장 사이로 보여지는 감실의 빨간불빛을 바라보며 머물렀던 시간

 

그분 앞에서

격식이 없이 구약에 '한나'처럼 주저리주저리 

 

어느날 독한 냄새가 나서

이젠 그분 앞에 가면 문을 잠군다

 

 

그냥 머무른 다는 것 

 

나는 그분의 사랑을 잘 모르지만 

 

'내가 사랑하는 것처럼 그분은 나를 사랑했을거야'라고 중얼거리다가  눈물이

 

그러고 보면

 

그분은 내엄마가 나를 사랑해 주셨을 때 엄마의 모습으로

은인인 신부님과 수녀님과 수사님과 여려 자매님이 사랑해 주셨을 때 또한

그분들의 모습으로

 

극심한 고통 중에 있을 때

성모님께서 아드님의 고통을 보시고 그 고통과 함께 하시면서

곁에 계셨을 때 그 모습처럼 그분들은 기도하시면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을 것같은

 

어느 신부님께서 말씀하시길

 

'예수님께서 마리아를 그곳에 보내셨습니다'

 

그 말씀에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그분 앞에서 그저 울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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