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법
복음: 요한 복음 8장 1-11절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몰려왔습니다. 살기 띤 얼굴에 큼지막한 돌덩어리를 손에 쥔 그들은
겁에 질려 곧 혼절할 것만 같은 한 여인을 질질 끌고 와 그분이 계시는 성전마당에 내팽개쳤습니다.
그러고는 ‘간음하다 붙잡힌 그 여인에게 모세의 율법에 따라 돌을 던져 죽여야 한다.’며
예수님에게 동조할 것을 종용하였습니다.
그 시대에 간음은 모세의 율법에 의하면 중죄이며,
이에 대해 죽음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죄 없는 자에게만 그 여인을 단죄할 권리가 있다고 하심으로써
사람들을 흩어버리시고 그들로부터 그녀를 보호해 주셨습니다.
이는 그녀를 무고하다 선포하심이 아니라
오히려 그녀로 하여금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기 위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녀를 모세 율법의 구속에서 풀어 주시고
구세주이신 당신과의 인격적인 관계 안으로 초대하심으로써
이제부터는 당신께서 법의 근간임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인간의 죄악과 하느님의 결백함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역사의 기쁜 서막입니다.
죽음을 회피하기보다 죽음을 통하여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자유를 선사하고,
고통을 회피하기보다 고통을 통하여 기쁨을 선물하는 것, 이것이 부활의 가르침입니다.
안융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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