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바람 추운 줄 모르고 얇은 쉐터에 그만 콧물이 찡찡 기침이 쿨럭 해거름에 뒤집어 쓴 이불에서 찬기운만 쿨럭쿨럭

어느 해 성묘 길에 묘비를 보면서 '저 영혼들은 참 행복할 것같아' 속엣말로 주저리주저리 이승에서 한(恨) 많았던 세월길에 눈물흘린 영혼은 저승에서조차 서러울 듯 뼈져린 가슴에서 쏟아놓는 서러운 이야기 바람에 날리는데 ...

추적거리는 빗소리 가을도 몇 일 남지 않은 듯 빗물에 젖은 선홍빛의 단풍잎 아름답던 가을의 정취는 떠나려하고 겨울의 문 턱애서 차가운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날리고 얼음이 꽁꽁거려도 마음은 따뜻하고 정감어린 겨울이면 참 좋겠어요

가을길에 흩어진 낙엽은 고운 사랑의 빛깔로 붉게 물들어 바람에 실려 날라다니며 아름다운 합창곡을 연주해 주는 듯 그리고 가을의 여운을 남기는 듯

삼대가 옹기종기 모여 아기자기한 이야기 꽃 피워 한 바탕 깔깔 호호 하하 해해 소근소근 정다운 이야기 맛있는 냄새 풀풀 피어 오르는 향기에 문 턱에 선 겨울이 화기애애 정으로 익어 가는 듯

빗길을 걷는데 후두둑 후두둑 아주 작은 들꽃에 잠시 머무른 물방울 슬픔보다는 기쁨과 행복을 노래하는 듯 늦가을의 빗소리는 또 다른 아름다운 봄을 기약하는...

지난 해 이 때 쯤 일 것같아요 갈빛으로 낙엽이 아름답고 정원엔 알록달록 가을이야기 날 새는 줄 모르는데요 한 해 동안 그리움으로 하루 하루를 그저 하늘만 바라보는 마음은 행여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꿈길에서 손꼽아 기다리는데요

은빛으로 출렁거리는 갈대숲에 늦 가을 햇빛이 쏟아져 내리고 한껏 아름다움으로 머무는 가을 정경이 기쁜 듯 서러운 듯 잠시 멈추어 선 바람이 들려주는 어럼풋이 남아있는 지난 날의 기억들

은빛으로 출렁거리는 갈대숲에 늦 가을 햇빛이 쏟아져 내리고 한껏 아름다움으로 머무는 가을 정경이 기쁜 듯 서러운 듯 잠시 멈추어 선 바람이 들려주는 어럼풋이 남아있는 지난 날의 기억들

후어엉 부는 늦가을의 노래 바람의 굴곡에 핑그르르 춤추며 살며시 내려 앉은 빛 고운 낙엽 봄, 여름, 가을 그 많은 나날에 가고 오던 수 많았던 사랑의 밀어가 함축된 ... 또 다른 부활의 봄을 꿈꾸는 듯 긴 기다림의 시간 앞에 아쉽지만 선홍빛, 황금빛, 은빛... 기쁨의 빛으로 웃으며